피겨

때늦은 어떤 후기...

鑛夫 2013. 8. 2. 20:02

밴쿠버 올림픽에서 연아의 프리 경기가 열리던

그날이 병원에서 내가 퇴원하던 날이었고, 수술 후에도 늘 불편몸을 이끌고  

내가 운전을 해서 집으로 내려 가곤 했었는데, 

그날은 때마침 해군 소위 임관을 앞두고서

방학 중이던 아들이 병원으로 데리러 와서 난생 처음으로 수술 후 퇴원할 때 

내가 직접 운전을 하지 않고, 편하게 집으로 올 수 있었는데

문제는 아들 성격이 느긋해서 그런지 운전도 느긋하게 하는 것이었다.

뭐! 평상시 같으면 그러거나 말거나 아들이 운전하는대로 여유롭게 집까지 옆에 타고 갔을텐데

연아의 프리 경기를 제 시간에 보려면 이대로 가다가는 도저히 볼 수가 없는 것이었다.

이 와중에도 빠~앙…!! 하고 빵을 찾는 연아~~ㅎ

 

중앙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다가 이대로는 도저히 못보겠다 싶어 경기를 보고 가려고 원주 휴게소에 들렸는데, 럴럴럴 이럴 수가 이 휴게소는 SBS가 안 나온다는 것이 아닌가??!! 

 

당연히 DMB도 안 안오고-_-;;; 이런 주인장 된장 맞을…,

 

그래서 다음 휴게소인 지금은 횡성 휴게소로 이름이 바뀐 소사 휴게소를 향해 내가 운전을 하고 갔는데, 이상하게 그날따라 다른 차들도 전부 과속을 하는 게 아닌가?! 더구나 영동 고속도로 강릉방향에 있는 횡성 휴게소는 근 10km 정도에 이르는 오르막 차선으로 이루어져 있는 그 오르막 차로를 160km로 달리는데 다른 차들도 평균 140km로 달리더라고…,

 

평소에 그 오르막 차선 빨리 가는 차들이 120km 정도였는데 그날은 무슨 경주 대회를 하는 줄 알았다능-_-;;; 어쨌든 엄청 달려서 휴게소에 들어가는데 다른 차들도 전부 휴게소로…ㅋㅋ 더구나 휴게소 매점 안은 이미 만원이어서 앉을 자리도 없고, 연아는 막 나와서 경기를 하려고 몸을 풀고 있더라고…,

 

더구나 워밍업을 하는 연아를 보니 수술한 지 이제 겨우 14일 정도 밖에 안됐는데 수술 부위가 아픈지 안 아픈지도 모르겠더라고…ㅎㅎ 사람들은 전부 TV에 얼굴이 쏠려있고, 경기가 시작되니 함성에 고함에 박수에…ㅎㅎ 그냥 휴게소 안이 작은 목동 내셔널 경기장이더라고,

 

연아가 점프할 때마다, 그리고 매혹적인 웃음을 날리며 아름다운 안무를 보일 때마다 사람들이 얼마나 고함을 지르던지, 나중에 연아가 클린을 하자, 휴게소 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ㅎㅎ 게다가 올림픽 쇼트, 프리 모두 신기록을 세우며, 합계 신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확정 짓자 휴게소 안은 아예 아이스 쇼경기장이 되더라고…ㅋㅋ

 

 

근데 더 웃긴 건 연아가 금메달 따는 걸 보고, 우린 바로 휴게소를 나와 출발을 했는데 고속도로에 아예 차들이 없어…ㅋㅋ 이런 경우는 내가 두번째로 경험하는 건데, 첫번째가 예전 오래 전에 강릉 무장 공비 잠수함 침투 사건으로 영동 고속도로가 썰렁하던 시절이 있었거든, 그때는 한참을 가야 겨우 차를 한 두대 보고 했었는데, 연아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던 그때가 딱 저 때더라고 차가 안 다니는게…ㅋㅋ

 

그래서 그때 조금 놀랐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연아가 고속도로만 멈추게 한 게 아니라 우리나라 증권 거래도 잠시 멈추게 했다는 뉴스를 보고…,

 

 

아! 경기가 열리던 그때 연아가 시간을 잠시 멈추게 했었구나!! 하고 혼자 생각을 하며, 웃었던 기억이 요즘 플짤을 만들며 복습을 하다 보니 새롭게 떠올라 늦은 올림픽 후기를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