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오래 전에 "존재의 이유" 라는 노래가 한동안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도 한동안 그 노래를 즐겨 불렀습니다만, 우리 인간이 이 세상에 존재存在하는 이유는 연각緣覺때문이라고 합니다.
각자의 인연因緣을 통해 스스로 깨닫는 것을 연각緣覺이라 하며, 이 연각緣覺을 다른 표현으로 연기緣起라고도 합니다. 연각緣覺 또는 연기緣起에는 12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그 첫 번째는 무명無明이라 합니다. - 무명無明을 빛이 없다고 해석하여,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무지를 뜻한다고 하는데, 무無는 없을 무無라는 뜻도 있지만, 끝없을 무無라는 뜻도 지니고 있어 무명無明은 끝없는 밝음, 즉, 각자 자신에게 밝은 희망希望이 있기에 우리는 존재存在하는 것이라 합니다.
그 두 번째는 행行이라 합니다. - 우리는 움직임, 즉, 자신의 바라는 바 그 희망을 이루기 위해 움직임으로써 우리는 존재하는 것이라 합니다.
그 세 번째는 식識이라 합니다. - 알 식識, 우리는 무언가를 알기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아는 것이 옳은 것이든, 그른 것이든, 무언가를 알기 위해 존재하고 있는 것이라 합니다.
그 네 번째는 명색名色이라 합니다. - 명색. 즉, 이름 붙일 만한 존재, 즉, 무엇을 앎으로 인해, 정신적 가치價値가 있음으로써 우리는 존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 다섯 번째는 육처六處라고 합니다. - 육처六處를 눈과 귀, 코와 입, 몸과 의식, 이 여섯 가지로 사물을 분간하므로 우리는 존재한다고 해석하나,
우리 인간은 눈이 멀어도 존재하고, 귀가 멀어도 존재하고, 벙어리여도 존재하며, 몸이 상해도 우리는 존재하며, 의식이 없어도 존재합니다. 육처六處의 바른 해석解釋은 우리 각자 자신을 근본으로 이끌고 근본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존재하는 것이라 합니다.
그 여섯 번째는 촉觸이라 합니다. - 우리는 마음으로 감정感情을 느낌으로써 존재하는 것이라 합니다. 분노든 기쁨이든 슬픔이든 감정을 느낌으로써 존재하는 것이라 합니다.
그 일곱 번째는 수受라 합니다. - 수受는 받을 수受로 우리는 육체적, 정신적인 것을 받음으로써 존재하는 것이라 합니다. 즉, 몸이 즐거우면 낙수樂受를,
마음이 즐거우면 희수喜受를, 몸이 괴로우면 고수苦受를, 마음이 괴로우면 우수憂受라 하여, 육체적, 정신적 즐거움과 괴로움을 받음으로써 우리는 존재하는 것이라 합니다.
그 여덟 번째는 애愛라 합니다. - 사랑 애愛는 우리가 생존하기에 생기는 욕망慾望이라고 하며, 우리 각자는 이 사랑에 대한 욕망을 이루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 합니다.
그 아홉 번째는 취取라 합니다. - 취取는 모을 취取, 이룰 취取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모을 취取는 인체의 귀를 뜻하는 귀 이耳로 알고 있는 다스릴 이耳와 스스로 우又로 이루어져, 스스로 다스리면 무언가를 모을 수 있고, 무언가를 얻을 수 있고,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뜻의 모을 취取, 이룰 취取입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모음으로써 존재하는 것이라 합니다. 우리가 몸이라고 부르는 몸은 무언가를 모은다고 해서, 모았다고 해서 몸이라고 부르며, 모을 취에는 스스로 다스린다는 뜻이 들어 있어 궁극적으로 우리 각자 자신은 지혜智慧를 모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 합니다.
그 열 번째는 유有라합니다. - 우리 각자 자신은 현재現在 있음으로써 존재하는 것이라 합니다.
그 열한 번째는 생生이라 합니다. - 생生이란, 태어날 생生, 나타날 생生, 살 생生을 지니고 있으며, 이치 우牛와 가를 일一, 펼칠 일一로 구성이 되어, 우리 각자 자신은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 이치理致로써 자신의 뜻을 펼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 합니다.
그 열두 번째는 노사老死라합니다. - 노사老死란 늙으면 죽는다는 뜻이 아니라, 자신의 뜻을 이루고 돌아가 새롭게 바뀜으로써 우리는 존재하는 것이라 합니다.
즉, 우리가 이치를 바르게 깨닫게 되면 생각이 바르게 바뀌게 되고, 생각이 바르게 바뀌게 되면 행동이 바르게 바뀌게 되고, 행동이 바르게 바뀌게 되면 결과를 바르게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늙을 로老, 익숙할 로老, 노숙할 로老는 움직일 노耂와 비수 비匕로 알고 있는 바꿀 비匕로 이루어져 움직여 바꾼다는 뜻이 있으며, 죽을 사死, 돌아갈 사死는 부서진 뼈 알歹로 알고 있는 돌 알歹과 바꿀 비匕로 이루어져 돌아가 바꾼다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즉, 자신의 몸을 새롭게 바꾸려면, 자신이 온 곳으로 되돌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나이가 들면 삶에 익숙해져 경험에 의한 노련미老鍊味가 생겨 다른 이를 이끌 수 있는 지혜가 있으므로 어른이란 소리를 듣는 것이며,
지혜가 있어야 비로소 어른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존재하는 그 모든 것은 그 나름대로 존재存在의 가치價値가 있다고 합니다.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고귀高貴하고 소중所重하게 만드시길…,
세월이 유수같이 흘러 나이가 들어 제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해지고 나서야 비로소 "삶" 이라는 그 "존재存在의 의미意味" 가 무엇인지 이제야 조금은 알듯 말듯합니다.
이 "존재存在의 의미意味" 를 알기 위해, 제 인생은 먼 길을 돌아왔었나 봅니다. 남들과는 확연히 다른 삶, 그리고 두 번에 걸친 자살 기도와 숱한 죽음을 넘나드는 경험까지…,
참으로 다양한 각양각색의 인생 경험을 하고서야 비로소 조금은 철이 드나 봅니다. "삶" 이란, 삶과 앎이란 뜻입니다. 즉, 살아가다 보면 무언가를 알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토록 힘든 제 삶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러한지…?
제 인생人生의 의미를 깨우치게 해 줄 스승을 찾아 반평생을 헤매었건만, 절 깨우치게 해 줄 스승을 끝내 찾지 못했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내 주위를 보니 아주 가까이에 저의 큰 스승을 놔두고서, 스승을 찾아 오랫동안 먼 길을 헤매고 다녔더군요.
그 스승은 다름 아닌 제 인생에 있어 저를 가장 힘들게 하고, 저를 가장 고통스럽게 한, 인생人生의 "존재存在의 의미意味" 에 대해, 늘 화두話頭를 붙잡고 다니게 한 분…, 바로 그분이 저를 이만큼 깨우치게 한, 저의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스승이었더군요.
저와 그분과의 사이에 이해하지 못할, 풀기 어려운 문제問題, 숙제宿題의 해답解答을 구하러 여기저기 헤매고 다닌 지…, 근 삼십 년 만에야 그 해답을 구했지요.
그래서 그런지 그분과 저와의 사이도 봄날의 햇살과도 같이 이제는 아주 많이 따스해졌습니다. 이번 생生에 저에게 주어진 큰 숙제宿題 하나를 드디어 해결한 것 같습니다. 허허허虛虛虛…! 저의 이번 생生은 저의 공허空虛한 이 웃음처럼, 저에게 이번 세상은 사는 동안 모든 걸 비우고 살라 하네요.
이런 어려운 문제는 비단 저한테만 주어진 문제가 아니라, 이 세상 삶을 사는 사람들은 누구나 남모르는 자신만의 비밀, 자신만의 아픔과 번민으로 가득한 고통스러운 문제問題, 풀기 어려운 숙제宿題, 하나씩은 간직하고 살아가리라 생각됩니다.
숙제宿題라, 숙제宿題!!…… 우리가 지구라고 부르는 이 별에 태어날 때는, 누구나 자신만이 풀어야 할 숙제宿題 하나씩은 가지고 오는 모양입니다.
숙제의 숙宿은 별 숙宿, 다를 별 숙宿, 머무를 숙宿, 잘 숙宿, 숙제 숙宿이란 뜻을 지니고 있으며, 속에 들어 있는 뜻은 "속에 덮여져 숨어있는 의문을 이치로 밝혀 세우라." 는 뜻이 들어 있으며, 숙제의 제題라는 문자는 제목 제題, 숙제 제題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바를 시是, 옳을 시是와 머리 혈頁로 이루어져, "머리를 바르게 깨우치라." 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하여, 숙제宿題라는 문자 속에는 "네 자신 속에 있는 문제, 즉, 지구라고 부르는 이 별에 머무르는 동안 어리석은 자신의 머리를 깨우쳐 그 숙제를 바르게 풀라." 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이것을 일러 숙명宿命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각자에게 주어진 숙명인 문제를 풀려고 우리들은 여기 지구라 부르는 별에 온 것이며, 그 숙명을 풀려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을 일러 운명運命이라고 합니다.
운명運命은 움직일 운運, 목숨 명命으로 각자에게 주어진 숙명宿命인 숙제宿題를 풀려고, 그리 바쁘게 움직이며 사는 것이지요. 움직일 운運에는 "움직여 거듭 이치를 깨달아라." 라는 뜻이, 목숨 명命에는 "두드려 움직여 모으라." 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하여, 운명運命에는 "여기저기 답을 구하고, 이치를 알아내어 거듭 깨우쳐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라." 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각자에게 주어진 자신의 숙제에 대한 그 해답을 구하려, 어제도 오늘도 그리 바쁘게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를 별 숙宿이 뜻하듯 사람들 각자에게 주어진 숙명과 운명은 다르다는 뜻입니다. 또한 있을 존存, 있을 재在에는 "누군가의 도움으로 깨달음을 이루었다." 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즉, "누군가의 도움으로 내가 깨달음을 얻어, 나 자신의 숙명을 풀고 운명을 바꾸었듯이,
너 또한 그 누군가를 위해 그 사람이 바르게 깨달아 그 사람이 지닌 숙명을 스스로 바르게 풀 수 있도록 도와주어라." 하는 이것이 우리 자신이 이번의 삶에 받은 각자의 숙명宿命이며, 운명運命이고, 우리가 존재存在하는 이유理由인 것입니다.
그냥 살기도 버거운 세상世上…, 다음 생生에 풀기 힘든 또 다른 숙제宿題! 부디 만들지 마시고, 자신에게 다가 온 악연惡緣도, 풀기 어려운 숙명宿命도 선연善緣으로 바꾸는 지혜를 발휘하여 슬기롭게 풀면서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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